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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만 시간의 법칙> 이상훈 저_책 추천 / 책 읽기 좋은 날 / 20대 책 추천 / 인문학 책 추천 / 디자인을 하고 싶은 이유를 상기하다 /
    독후감, 책 후기 2021. 8. 4.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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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파 란 소 리 입니다.


    1만 시간의 법칙 표지

    • 지은이 : 이상훈
    • 옮긴이 : -
    • 출판사 : 위즈덤하우스
    • 정가 : 10,000원

    좋아하는 일을 찾았는가? 혹은 못 찾았는가? 단순히 어떤 일이든 많이만 한다고 수월하게 성공할 것이라고 믿으며 이 책을 집어 들었다면 큰 오산이다. 우리는 이 책에서 좋아하는 일을 찾는 방법에서 좋아하기만 한다고 믿으며 실수할 수 있는 ‘좋아함의 비극’을 꿰뚫어보는 방법과 성공을 하기 위한 1만 시간의 법칙의 순환 공식을 알려줄 것이다. 들어라.



    <우리는 왜 '그 일'을 하고 싶은가?>

     

     

    자신이 밀고나가는 강점. 약점. 그리고 현재 밀고 나가는 진로의 최악의 결과와 최선의 결과는 어떻게 나오는가? 혹시 좋아한다고만 해서 전망이 없거나 능력이 안 되거나, 환경이 받쳐주지 않아도 막무가내로 밀고만 가고 있지 않은가?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진로발달의 수준이 어느 단계에 와 있을지 궁금했다. 외국의 사회학자가 말했단다. 사람의 진로발달은 3단계로 추릴 수 있는데, <환상기>, <잠정기>, <현실기>가 그것이란다. <환상기> 자신의 능력과 흥미, 환경과 여건을 둘 다 고려하지 않은 체 원한다면 뭐든지 될 수 있다고 믿는 상태이다. <잠정기>는 능력이나 흥미를 깨닫지만 환경이나 여건은 여전히 고려하지 않은 상태란다. <현실기>는 이 모든 것을 이해하고 적합한 직업을 찾는 단계라고 한다. 당신은 어디에 속해 있을까?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나는 문득 나 자신이 <환상기>와 <잠정기> 중간에 있지 않나 라고 자문하게 됐다. ‘나의 강점(Strength)은 무엇인가?’ ‘내가 진정 좋아하는 일은 무엇인가?’ ‘내 객관적 능력은 이 진로를 가기에 충분히 준비되어 있거나 높은가?’ 두려웠다. 이 질문에 대답을 나는 자신 있게 끌어낼 수 있을까에 대해서 머뭇거렸다.



    '디자인’이라는 분야를 내 진로로 잡았던 고등학생 1학년 때, 막연하게 제품을 마음대로 ‘창조’하고 머릿속에 있는 것을 끄집어내는 어떤 마법사의 느낌을 받으며 굉장히 다재다능하고 뛰어난 이미지로만 믿었던 ‘디자이너’였다. 그러나 그것을 대학교 전공을 배우면서 많이 깎여가서는 제 형태를 유지하기 힘들었다. 디자인은 명확하지 않았고, 너무 변수가 많았고, 환경, 사람, 재료(재질), 사회나 경제적으로도 많은 영역에 영향을 주는 만큼 제한도 많았다.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반대로 마음대로 못하는 것이었다. 낙담했다. “이런 게 내가 생각하던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디자인이었던가. 밤새서 열정을 불사르며 마음이 같이 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그런 건 어디에 있지?” 실제로는 모두 과제에 밤을 새고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연애를 하거나, 교수님에게 좀 더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 말도 안 되는 ppt를 제안하기 일쑤였다.


    나도 어느 새인가 그들과 같은 흐름에 몸을 실어서 움직이는 듯 했다. 그들과 다를 바가 없었다. 그들을 욕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답답했다. 이게 아니라고. 다른, 더, 나은 것을 찾아야 한다고. 그리고 초심으로 돌아간다.


    <나는 왜 디자인을 하고 싶은가?>


    물음표를 던진다. 디자인의 가장 높은 가치, ‘물음(Question)’이자, 생각의 씨앗, 시작.
    어떤 느낌(feeling)을 강하게 느꼈다. 정말 강하게 느꼈고, 그것을 생각만 하면 잠을 잘 수 없었고, 당장 내가 원하는 그 일을 하면 밤을 새든, 몇 시간을 일하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았고, 할 수만 있다면 그러고 싶었다. 그런 사람들과 미친 듯이 하고 싶었다.

    조나단 아이브는 자신의 철학을 담은 맥북의 생산 방식을 자랑스럽게 설명하고 있다. / 출처: &amp;lt;OBJECTIFIED&amp;gt; 영상 중.

    고3때, 한창 대학입시 시험과 예체능계열 학생들은 피할 수 없는 특이입시제도(그림, 체육, 음악)를 더불어 준비할 때였다. Apple의 디자이너 팀장이자 당시 애플의 빅 트랜드를 끌고 왔던 아이폰, 아이맥의 디자이너였던 조나단 아이브(Jonathan Ive.)가 아이맥의 가공처리 부분을 설명하며 자신이 본 제품에 추구했던 디자인 철학을 밝히는 인터뷰 영상을 보았다. 아이브는 그 특유의 매력 있는 영국식 영어로 말했다.

    『저는, 이 제품을 만들 때, 마치 디자인을 안 한 것과 같이 디자인하려고 했습니다.
    자연스러워서 원래 그런 모양이었던 것처럼 말이죠』


    그 말을 듣는 순간 너무 경탄했다. 뜨겁게 눈물이 흐르면서 뭔가 마음에 불을 붙였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가 있지? 어떻게 저런 방식으로 접근할 수가 있지!?’


    흔히들, 디자인(design)이란 것에 대해서 패션과 같은 치장의 개념으로 생각해 포장하거나 그저 케이스같은 것을 여럿 생산하는 것으로 알지만, 디자인은 그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다. 당신이 보는 모든 제품의 효용성과 기능성, 타 제품과의 경쟁에서 지지 않을 심미성, 인간의 인체공학을 고려하고, 환경을 고려하거나, 개발도상국의 못 사는 이들을 후원하는 디자인, 그것을 제안하는 마케팅 모두가 디자인의 분야에 속한다.

    필립 스탁의 레몬 스퀴저(레몬즙짜개) 제품, &amp;lt;주시 살리프(Juicy Salif)&amp;gt;

    여러분이 알만한 디자인 중에, 필립 스탁의 <주시 살리프>는 효율성을 따지면 쓸데없이 다리가 길고 레몬즙을 짜는 데에는 굉장히 비효율적이라 그저 오브제(Objet)라고 두고 장식용이라고도 불릴만한 심미성만 높은 제품이다. 실제로 그는 TED에 나와서 그가 하는 ‘디자인’은 인류가 하는 일 중에서 가장 쓸모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디자인은 사람이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정치적으로, 생활에 있어서 ‘여유’있는 삶을 살 때야말로 영위할 수 있는 가치라고 했다.


    <제한을 받아들이고 역으로 뚫어버리자.>


    내가 그런 디자인의 힘과 가치를 처음 접한 것이 애플의 아이맥이었는데, 저녁에 아빠가 쓰는 아이맥을 우연히 쓰고 있었을 때 그것을 처음 느꼈다. 고요하게 울리는 한 생명체와 같은 느낌이었다. 분명 다른 제품들처럼 생산되었을 테지만, 아이맥은 그 오라를 확실하게 풍기며 마치 사용자로 하여금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느끼게 했다. 그것이 제품의 힘이었다.


    이 느낌을 나는 내가 만들어보고 싶었다. 그리고 내가 만든 것을 통해서 다른 사람도 이 느낌을 받으면서 자신이 가치 있으며,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하고 싶었다. 한 마디로 ‘소름 돋게’ 하고 싶었다. 그것이 내가 디자인으로 진로를 정했음에 후회하지 않고 계속하고 싶었던 이유였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그 느낌을 다시 다잡아본다. ‘견고히 심금을 울리고 마음의 내면부터 뜨거워지는, 잠을 못 자게 하는, 이를 악물게 하고, 눈물을 흘리게 하고, 주먹을 꽉 쥐게 만드는 가치관과 감정이 한 데 모아져 초월하는 그 느낌. 직감했다. 이게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이다. 반드시 해야 한다. 소명으로까지 느꼈다. 느낌이 바로 그 느낌이다.’


    나는 <잠정기>에 있는 나를 <현실기>로 끌어와야 한다. 스스로가 만능이 아님을 인정하고, 나를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면서 말이다. 내 전공의 제한을 봤지만, 그것은 불가피 하고 필연적인 요소이다. 오히려 또한 역으로(모순으로) 그 ‘제한’이 주는 창의성이 필요했다. 나 또한 마찬가지인 것이다. 나도 거꾸로 제한할수록 커질 수 있다.

     

     


    담에봐요. 파 란 소 리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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