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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X의 헌신>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 저_책 추천 / 현대 문학 출판 / 20대 책 추천 / 고등학생 책 추천 / 소설 책 추천/ 일본 소독후감, 책 후기 2021. 8. 5. 11:42반응형
안녕하세요. 파 란 소 리 입니다.
- 지은이 : 히가시노 게이고
- 옮긴이 : 양억관
- 출판사 : 현대문학
- 정가 : 13,000원
암울한 수학 천재 이시가미의 마지막 삶에 야스코 모녀가 희망과 시련을 던진다.
대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장편 소설 중 수차례 영화화도 된 유명한 작품, <용의자 X의 헌신>
영화는 2가지의 버전으로 한국, 일본판이 있으며, 둘 다 꽤 괜찮은 흐름이지만, 원작에 가까운 것은 일본판.
한국판은 남주의 주변 인물의 포지션이 조금씩 변한다.
하지만 영화보다는 책을 추천한다.
※주의: 스포가 포함돼 있습니다.<수학 천재가 살인을 한다면.>
이 책은 필자가 군인이었을 때 읽은 책이다. 제목은 꽤 오래 전부터 들었었다. 중학생 때 지나가며 친구한테 들었던 제목, 그 때는 ‘용의자’라는 단어도 몰랐을 때였다. 하지만 다 읽고 난 그 때는 이 제목만큼 이 책을 정의해주는 건 없다고 생각이 됐다. 지금에서라도 읽게 된 것에 너무 감사하다. 사실은 영화가 더 보고 싶긴 했지만 역시 책이 훨씬 많은 장면으로 상상하게 한다.
(아래 문단에는 스포가 포함돼 있습니다.)
인생의 무의미 속에서 자살을 선택하려했던 수학 천재, 이시가미. 그는 자신의 주변 환경과 부모의 처지에 타협하여 원치 않는 삶을 사는 자신의 무력함을 절감하며, 넥타이에 목을 걸어 자살을 시도한다. 그러나 자살 직전에 만난 야스코 모녀 덕분에 목숨을 건진 이시가미. 그 찰나의 순가에 그는 그들에게서 수학에서 느낀 아름다움을 초월한 인간 본연의 아름다움을 깨닫게 된다. 어려운 처지에서도 순수하게 진심으로 살아가는 모녀를 지켜보며 삶의 또 다른 목적을 느끼고 있을 때였다. 모녀를 위협하던 전 남편의 폭력에 못 이겨 결국 야스코는 전 남편을 교살하게 되고, 이시가미는 모녀의 삶을 지켜주기 위해 살인 엄폐를 전적으로 도와주길 자처한다. 그의 치밀한 계산과 설계는 경찰들의 수사망을 손바닥 위에서 가지고 노는 듯했다. 오랜 심문과 추격이 끝나갈 때 쯤 이시가미는 살인 자수를 통해 야스코 모녀의 범죄를 완전히 덮었다.
이야기의 시작과 끝은 이렇게 끝나게 된다. 보통 이렇게만 얘기가 풀려나가도 우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시가미의 헌신에 대해서 놀랍다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이후 덧붙여진 숨겨진 진실은 독자들을 경악하게 했다. 아내 야스코가 스토커인 전 남편을 살해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후 이시가미는 계산 끝에 깨닫는다.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 진범(야스코 모녀)이 잡힐 것이라고. 그래서 그는 야스코 모녀 모르게 자신도 ‘살인’을 한다. 허위 사체를 만들기 위해서 그는 살인을 하고 만일에 대비해 진범이 아닐지라도 자신의 살인도 사실이기 때문에 그는 자신이 잡힐 것을 감수하고 그녀를 도와준 것이었다.
보이지 않는 타인의 희생을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어쩌면 야스코 모녀와 같이 모른 체로 살아가고 있던 것은 아닐까. 알고 있던 것들이 사실은 전부가 아님에도 그것이 전부라고 생각하며 자신들의 노력으로만 이루어졌다고 착각하고 있진 않을까. 혹은 그냥 얻어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진 않을까. 그 진실을 야스코 모녀가 알고 나면 이전과 같이 살아가지 못하고 죄책감에 시달릴 거라고 생각한 이시가미는 순수하게 감사하고 사랑하는 그녀와 그녀의 딸을 위해 목숨을 던져 ‘헌신’을 했다.
책을 읽었던 당시, 군인이었던 필자는 21개월간 군대에서 쓰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생각하기 나름이라지만, 그래도 한창 머리를 쓰고 몸을 움직이고 여기저기, 다른 이성들과도 혹은 경험을 부대끼고 싶을 나이다. 그 젊은 나이에 나라를 지켜야한다는 헌법이라는 명목으로 우리의 시간을 ‘헌신’하고 있다.
필자는 군대를 가기 전 군인들의 헌신을 알고 있었을까. 와 닿지 않기 때문에, 군인은 사회에서 벗어난 곳에서 묵묵히 하루를 반복하고 할 일들을 해내고 있었기 때문에, 군에 오기 전의 필자는 몰랐다. 평화가 보이지 않는 누군가의 노력과 헌신으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런 자부심을 가지고 이시가미처럼 자신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진짜 ‘헌신’을 주기 위해 최소한 부끄럽지 않은 노력과 자세를 가다듬어야할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했다.
담에봐요. 파 란 소 리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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