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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코의 미소> 최은영 작가 저_책 추천 / 문학 동네 출판 / 20대 책 추천 / 인문학 책 추천/ 한국 서사 소설_[파란소리]독후감, 책 후기 2021. 8. 6. 13:58반응형
안녕하세요. 파 란 소 리 입니다.
- 지은이 : 최은영
- 옮긴이 : -
- 출판사 : 문학동네
- 정가 : 12,000원
튀거나 화려하진 않지만, 인생을 고스란히 살아온 할머니가 자기의 인생 얘기를 담담하게 풀어내는 것 같은 한국 서사 소설, 최은영 작가의 소설 쇼코의 미소는 그 책 표지와 같이 은은하고 깊은 향으로 감싸여있다.
한국 서사에 대해서, 그리고 자연스럽게 이 책 <쇼코의 미소>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하고 싶다.
<어딘가 맡아본, 담담한 향기가 담긴->
한국 서사 소설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즉 이 책이 우리가 초·중·고등학생 때 읽었던 국어책의 소설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나는 다소 실망을 안 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 때의 내 기억으로는 그런 소설들은 나를 어려운 감정으로 들이는 것 같았고, 달동네 같이 집들이 빽빽한 곳에서 이뤄지는 화려하지 않은, 어딘가 ‘불편한’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을 추천해준 미래의 대단한 작가가 될 내 사촌에게 읽은 후기라도 간단히 말해줄 겸 가벼운 마음으로 책장을 넘겼다.
‘한국’이라는 나라를 떠올렸을 때 우리는 어떤 것을 떠올리는가. 현재는 보통 아이돌 그룹이 곳곳에서 여러 가지 의미의 불(fire, light, passion)이 뿜어져 나오는 무대 위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모습이 연상될 것이다. 더 생각해보면, 음식이나 ‘전통’, 혹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나 사람들, 지역(우리나라 땅이 기억하는 역사) 같은 것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 소설’이라고 들으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나는 옛날 사람들이 메밀밭이란 곳에서 말을 타고 둥근 달 밤 아래로 걸어가는 이미지가 떠오르기도 하고, 또는 한 소년 소녀가 집이나 학교 친구들 사이에서 갈등을 겪고 고심하며 부모님의 ‘세상은 잘 돌아가는데 넌 왜 그러니’라는 잔소리에 사춘기를 지내고 있는 모습들이 보이기도 한다.
‘서사’란 단어가 어렵게 들리긴 하지만, 네이버에 쳐보면, ‘어떤 사실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는 글의 양식, 혹은 인간 행위와 관련되는 일련의 사건들에 대한 언어적 재현 양식’이라고 나온다. 즉, 거두절미하고, ‘인간과 관련된 모든 글’인 것이다. 우리 주변에는 서사로 삼을만한 것들이 넘쳐나는 것이다. 인간과 관련되지 않은 것들이 어디 있겠는가. 우리 입장에서 서술하고 풀어내는(서사)하는 것들이, 말 그대로 모든 것들이 아니겠는가.
그런 의미에서는 이 책만큼 삶이라는 거대한 바다를 풀어내는 과감한 소설은 없겠다고 말하고 싶다. 이 책은 인간의 삶이 가진 그런 모호한 감정에서부터 애증, 표현하여 딱 잘라 말할 수 없는 부분을 포함하여 담담히 풀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똑같이 할아버지와 사는 손녀들이지만, 쇼코와 주인공 소녀, 각자의 인생에서 차지하는 당신들의 비중과 무게, 그들이 없는 자리에서 얻어가는 인생의 깨달음도 있는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한국의 작가들이 손 끝, 펜 끝에서 흘려내는 잉크 속에는 다 풀어내지 못하는 이야기들, 그 진함은 어쩌면 우리 옛 조상들의 담담하고 어떤 역경도 이겨내는 민족적 태도 혹은 자세의 유전이지 않을까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삶을 대하는 태도를 우리 작가들이 너무도 잘 대변하고 있다고 자부하는 것이다.
흥미가 없어도 작은 책이라도 한국 작가가 지은 한국의 책을 한번 권한다. 그것이 꼭 이 책이 아니더라도, 펼쳐서 담담히 따라가봐라. 하지만, 부디 이 책이길 바란다.
담에봐요. 파 란 소 리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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