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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생각하는 좋은 제품 디자인이 무엇인가/Product design/ 매주 하나씩 올리는 Good design_세계적인 제품 디자이너를 꿈꾼다
    디자인 (Design)/Good design (굳 디자인) 2021. 5. 19.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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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레 유명한 제품 디자이너들, 마크 뉴슨, 조나단 아이브, 카림 라시드, 디터 람스, 필립 스탁, 하라 켄야 등.

    많은 스타 디자이너 거장들은 10대에서부터 자신을 드러냈다고들 한다.

    나는 20대 중반이 됐음에도, 그 정도가 되지 못한 것은, 도대체 얼마나 크게 터지려고 하는 것일까

     

    내가 처음 '디자인'이라는 전공에 대해서 인지했을 때는 '미술'을 제대로 시작하고 싶다고 미술학원을 등록했던 고등학교 1학년 때였다. 원장 선생님께서 "돈이 안 되는 예술보다는, 유망한 '디자인' 쪽으로 가는 것이 좋을 거다"라고 말했고, 난 내 미래를 위해서, 그리고 '예술'보다는 좀 더 있어 보였던 '디자인'을 택했다.

     

    당시 디자인 전공 중에서도 산업 디자인과를 목표로 고정하게 된 것은, 조나단 아이브의 한 영상 때문이었다.

    당시 애플의 최고 디자인 책임자(CDO)였던 조나단 아이브의 디자인 철학이 담긴 인터뷰 영상_from video

     

    이게 제품 디자인인가

     

    당시 우리 아버지는 애플에 빠져있던 터였고, Mac 노트북을 구매했었다. 애지중지하시며 매번 노트북을 켤 때마다,

    디스플레이를 닦는 데만 10분을 들이곤 했다. 그래서 나도 가끔 아버지의 Mac으로 학교 과제를 찾아보곤 하던 경우가 생기곤 했는데,

    노트북을 많이 써 본 적은 없었지만, 내가 만난 가전제품 중에 가장 뛰어난 제품이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조용한 엔진은 마치 숨을 쉬는 생명체 같았고, 영롱하고 부드럽게 켜지고 꺼지는 자판의 불빛은 눈을 깜빡이는 듯한 그 느낌.

    그 때껏 살아오면서 제품에게서 '고귀함'을 느껴본 적이 없었는데, 나는 Mac을 쓰면서 처음으로 '제품'을 조심스럽게 대하면서도, 나 자신이 대단하고 유일하다는 '고양감'까지 느끼고 있었다.

     

    그때 느낀 것은 내가 앞으로 가게 될 가장 어려운 목표이자 제품 디자이너가 갖춰야 할 자격이었다.

    "제품은 그 사람으로 하여금 가치를 느끼게 해야 한다"

     

    끝나지 않는 자문

    부산의 국립 대학교 디자인학과를 졸업하면서까지 나는 내 마음에 드는 '디자인'이라는 것을 시도해보지 못한 것 같다. 졸업작품에서 그 언저리라도 꼭 가보리라고 생각했었는데, 가장 근접했지만, 결론에 도달하지 못했다.

     

    좋은 제품 디자이너는 어떤 것을 갖추어야 하는가?

    좋은 제품은 어떤 것을 두고 말하는 것인가?

    내가 어떤 분야의 좋은 제품을 만들고 싶어 하는가?

    세상은(소비자는) 어떤 제품을 원하는가?

    앞으로 제품 디자인은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군대를 가기 전인 대학교 1학년과 2학년 때에는 '추상'적인 개념의 디자인에 집중했었다. 뜬구름 잡는 프로세스와 생산이 가능한지라던가, 실제로 내가 포착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제품인지 의구심이 많이 드는 그런 제품들을 잡다하게 생각했다.

     

    하고 있음에도 괴리감이 드는 것은 '답답함'이었다.

    단지 그래픽으로 만들어내고, 그걸 디지털 작업으로만 하게 되고, 실제로 적용이 되는지 안 되는지. 정말 '돈'을 지불하고 타겟한 소비자들이 내 제품을 구매할 것인지. 알지 못하는 탁상공론 같은 '답답함'이 내내 맴돌았다.

     

    디자이너는 어디까지 생각하고 만들어야 할까

    나는 너무 많은 걸 하려고 하는 게 아닐까

     

    어려운 대량생산의 길 / 어려운 제품 생산

    졸업작품전의 제품은 남들이 의아하게 생각하면서도 내가 재밌게 공부할 수 있었던 '성인용품'이었다.

    더 정확하게는 '여성 입문자들을 타겟한 바이브레이터'를 제안했다.

    졸업작품이 시작되는 4학년 3월보다 반년이나 일찍 제품 구상을 시작했고, 졸업한 학교 선배의 무한한 도움을 받아 이미 3월부터는 스케치와 렌더링으로 남들보다 빠르게 진행돼 있었다. 그 해 2분기에서 3분기 동안 우리는 투자를 받기 위해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었는데,

    아이템이 '성인용품'이라는 것 때문인지 사업 계획서가 부실해서인지, 혹은 둘 다인지. 수십 군대에서 떨어졌다.

     

    그럼에도, 우리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LUNAR Vibrator'라는 제품의 '펑션 프로토타입'(실기능과 재질의 구현도가 80% 이상인 프로토타입)을 졸업작품전 전시에 낼 수 있었다. 작품전 이상의 '대량생산'까지 준비했었지만, 아이템 분야로 인한 '수입 문제'와 '초기 자본 투자의 어려움', 나아가 '마케팅' 문제도 있었기에, LUNAR를 우선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KC 인증에 대한 조사

    통관에 대한 조사

    실용신안과 특허, 디자인권에 대한 조사

    대량생산 제품의 구조에 대한 이해

    간단한 전자제품의 구조와 원리 이해

    컨택하는 공장과의 서류 계약서는 꼭 필수라는 점과 그들과의 어려운 의사소통

     

    모든 것을 끝도 없이, '싸워서' 얻어내야 했다.

    상대는 때로는 남이었지만, 때로는 은인이자 파트너인 '선배'일 때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은 '나'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그만두고 싶었지만, 그만두면 여태 한 것들이 다 무너질 수도 있으니까. 아직 힘들지 않으니까. 뭘 이룬 게 없으니까. 계속할 수밖에.

    이 경험을 미루어 나는 한 가지 배운 것이 있었다.

     

    시장 조사와 타겟 조사를 충분히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그 제품이 '판매'되기에 충분한 환경인지 조사해야 한다고.

    다른 어려움들은 없는지 알아야 한다고 말이다.

     

    가볍게 우선 다시 시작하자.

     파트너였던 '선배'는 학교 근처 지역에서 사무실을 구했다. 나의 졸업작품이면서도 선배와 나의 처음 진지한 협업 프로젝트였던 'LUNAR'를 만들던 당시에는 학교 주변의 카페를 전전했었다. 주변 카페가 몇 시까지 영업하고, 어디 자리에 콘센트가 있는지 다 외우고 다녔을 정도였다. 삼시 세끼를 카페에 짐을 두고 드나들며 먹곤 했었다. 처음엔 눈치가 보이더니, 몇 번 하고 나서는 뻔뻔해진 정도가 장난이 아니었지.. 심지어 어떤 날은 그 카페에서 음료를 까먹고 안 시키고는 몇 시간 이용한 적도 있었다. 미안..

    사무실을 구하고 안정된 '작업 공간'이 생기자, 공간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하나 둘 들어오기 시작했고, 그 사람들은 모두 '개발자'였다.

    그렇다. '프로그래머'라고-..

     

    그분들 중에 '민 쌤'이라고 불리시는 분이 계셨는데, 이 분의 권유로 지금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 것이다.

    지금도 놀랍지만, 선생님께서는 항상 일상 중에서 어떤 것을 '아이템화'하면 좋을까를 고민하시고는 곧잘 3, 4개씩 아이디어를 가져오셨다.

    말씀은 스스로 감각이 없다고 하시지만, 조금만 더 '디자인'에 대해서 알게 되셨으면 혼자라도 가볍게 진행하셨을 것 같다.

     

    내가 만약 다음번 실제 판매 프로젝트를 할 때가 생긴다면,

    그 프로젝트의 아이템은 '전자'가 아니며, 판매할 수 있는 '타겟 시장'이 있고, '단일의 재료'로 쓰는 것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마침 선생님이 제안한 이번 아이템이 딱 그런 종류였던 것이다.

    게다가, 반 이상의 비용을 투자하여 같이 진행해보자고 하시니, 이보다 더 좋은 기회가 당장 있겠는가.


    그래서, 지금까지 약 4개월을 준비해왔다.

    제품이 어떤 것인지, 어떤 과정들이 있었는지, 어떻게 준비해왔는지는 아직 출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언급하고 보여줄 수는 없다.

    만약 출시가 되면, 그 과정들을 상세히 기록하며 올릴 것이다. 출시되지 않고 드롭되더라도, 향후 다시 출시가 가능하게 되어 출시될 때까지는 노출할 수 없을 것이다.

     

    아 그래서, 굳 디자인은 얘기는 뭐냐면-

     패스트 캠퍼스라는 온라인 학습 플랫폼을 통해 '제품 디자인 포트폴리오' 수업을 들었었는데, 당시 과제 중에 '자신이 생각하는 굳 디자인'을 매주 3개 이상씩 올려라는 부분이 있었다. 그 때의 습관을 계속해서 지속하고 있는데, 수업의 멘토님은 가능하면 '왜 좋게 생각하는지 멘트'도 달면 했다. 중간부터는 그런 멘트는 달지 않고 제출해도 된다고 하셨는데. 여지껏 찾고 스크랩한 굳 디자인 제품들이 그냥 나만 알기도 그렇고, 어떤 부분이 좋다고 생각해서 적어보면 "내가 하고 싶어하는 디자인"에 근접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이런 컨텐츠를 한번 생각해봤다.

    구글 드라이브에 쌓여있는 '굳 디자인' 스크랩들

    어느 정도 쌓이다보면, 내가 어디에서 '좋다고' 느끼는지 크게는 보인다.

    "면이 깔끔하거나, 분리되는 파팅라인에서 이질감이 없어야하고, 짜집히는 모서리는 당연히 없어야하고, 컨셉이나 색감, 개성 등이 그 제품을 표현하는 데 들어맞다고 생각하는 것들. 혹은 아이디어가 참신하거나, 내가 정말로 사고 싶은 것들.

     

    그렇다. 아주 간단하게 얘기하면, "내가 정말로 그 제품의 값어치만큼 지불하고도 갖고 싶은 것"이다.

    그런 것들이 '사고 싶은 제품'이자 좋은 제품의 본질이지 않을까.

     

    이것들을 하나씩 풀어보면서, 왜 좋은지를 적는 그런 컨텐츠를 이 카테고리에 쌓아갈 것이다. 내가 죽기 전까지.

    이런 것들을 보는 눈을 올리다보면, 나도 그런 제품을 만들 수 있을 거라고 믿으면서 나는 멈추지 않고 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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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